『킹스 워든』을 탄생시킨 책들: 장항준이 독서를 통해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낸 이야기
깜짝 히트작과 그 파급 효과
TV 출연과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 김은희의 남편으로서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친숙했던 장항준 감독이 올해, 대히트 영화의 창작자로 전면에 나섰다. 영화 <왕의 수호자>는 3월 6일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후 약 5,1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한국에서 총 1,47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흥행 수익은 1,425억 원에 육박하며, 이는 한국 영화 역사상 티켓 매출 기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 영화의 인기는 극장 밖으로도 확산되었다. 팬들은 영화의 주요 배경인 영월 청량포를 찾아 순례하고 있으며, 폐위된 단종 왕을 비롯한 줄거리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관련 서적들이 다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이처럼 영화의 성공은 문화적 현상이 되어 극장 관객 수뿐만 아니라 관광과 서적 판매까지 촉진하고 있다.
장 감독 본인은 수년 동안 예능 프로그램이나 온라인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 온 매력적인 인물이며, 동료들 사이에서는 학창 시절부터 열렬한 독서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예전보다 책을 덜 읽는다고 말하지만, 인터뷰나 유튜브 출연 시 여전히 책 이야기가 등장하며, 이는 그의 영화 제작을 이끄는 주제들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한 감독을 형성한 책장
장 감독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책 세 권이 있다. 그중 하나는 천명관의 『고래』다. 이 소설이 2023년 국제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훨씬 전부터 장 감독은 이 책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로 꼽아왔다. 이 둘의 인연은 더 깊다. 천명관 작가와 장 감독은 한때 같은 시나리오 작사사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다. 2004년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천명관의 소설은 풍자, 민담, 그리고 생생하고 거의 영화 같은 스케일을 조화시킨 이야기 속에 여러 여성의 삶을 엮어내는데, 장 감독은 바로 이러한 점들이 자신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기초가 된 텍스트는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이다. 장 감독은 처음에 어린이용으로 각색된 전기를 접했고, 나중에 그리스와 로마 인물의 삶을 나란히 다룬 원작으로 돌아갔다. 이 책에 묘사된 지도자들과 그들의 도덕적 복잡성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인물과 역사의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었다.
시 또한 장 작가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를 써왔으며, 시가 대학 입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세기 중반의 시인 김수영을 주요한 영향으로 꼽는다. 정치적으로 격동기였던 시절에 쓰인 김수영의 작품은 자유를 고집하고 사회에 대해 예리하고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장 작가가 존경하며 자신의 스토리텔링에 반영하는 특성들이다.
이러한 독서 취향을 종합해 보면, 왜 『왕의 수호자』가 큰 반향을 일으켰는지 설명할 수 있다. 풍부한 역사적 디테일, 신화적인 충동, 그리고 도덕적 복잡성에 대한 관심은 모두 장대한 스케일의 대중적 영화로 잘 옮겨질 수 있는 요소들이다. 영화가 계속해서 관객을 끌어모으는 동시에, 관객들을 영감을 준 책과 장소로 되돌아가게 만들고 있다. 이는 한 감독의 책장이 어떻게 더 넓은 문화적 대화를 형성할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