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미가 파리에서 열린 공동 공연을 통해 마티스의 미완성된 춤에 생명을 불어넣다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펼쳐진 움직임, 색채, 그리고 하나의 원
따스한 토요일 저녁, 분홍빛 연기가 센 강 위로 피어올라 에펠탑 근처의 스카이라인을 물들이는 가운데, 파리 현대미술관에는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이 행사는 한국 안무가 안은미의 라이브 퍼포먼스였다. 박물관 로비에서 시작된 이 공연에는 그녀의 장기 프로젝트 ‘01min 59sec’에 참여한 훈련된 참가자 약 50명이 갤러리 안을 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람객들은 서로 손을 잡고 합류하도록 초대받았고, 결국 하나의 거대한 행렬이 형성되었다.
이 행렬은 미술관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거대한 원형을 이루었다. 색색의 조명탄이 터지자, 흰 옷을 입고 긴 막대를 든 안은 무리를 이끌고 앙리 마티스의 춤을 그린 두 점의 그림이 걸린 전시실로 다시 들어갔다.
그 작품들 앞에서 안은 마티스와 연관된 작업 방식을 재현했다. 막대 끝에 분필을 고정하고 바닥에 휩쓸리는 듯한 원과 선을 그렸다. 그녀는 사람들을 앞으로 불러 팔짱을 끼며, 낯선 이들을 초상화 속 움직임의 살아있는 버전으로 녹여냈고, 결과적으로 캔버스 위의 미완성된 움직임을 완성해냈다.
밀가루와 물감에서 한국 예술을 기념하는 밤으로
행렬은 밀가루가 뿌려진 알베르 아몽 홀로 이어졌다. 안은 그 하얀 공간을 가로지르며 발자국과 고랑을 남겼다. 이어 그녀는 밀가루 위에 파란 물감을 붓고, 이를 뭉쳐 밀도 높고 촉감이 살아있는 덩어리로 만들어 구경꾼들에게 만져보고 들어보게 했다.
이 퍼포먼스는 문화 유적지를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연례 행사인 ‘유럽 박물관의 밤’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현대적 창의성을 부각했으며,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 기념 행사와도 맞물렸다.
그날 밤 파리 전역의 박물관에서는 무용과 판소리부터 의식 공연, 워크숍 및 기타 라이브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주도의 프로그램이 열려, 도시의 박물관 순회 경로에 다채로운 공연과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