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되살리다
아름다움이 우리가 인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야 하는 이유
루 리드, 롤링 스톤스, 토킹 헤즈의 상징적인 앨범 아트를 디자인해 그래미상을 수상한 디자이너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디자인계가 실용성에만 지나치게 집중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가독성 좋은 포스터나 기능적인 의자를 만드는 것은 대개 간단한 일이다. 더 어렵고 가치 있는 작업은 바로 그런 것들을 진정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일반 대중이 이미 오래전부터 단순히 효율적인 공간보다 잘 만들어지고 매력적인 공간을 선호해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의 논의는 수십 년 동안 진지함을 검소함과 동일시하며 미학을 뒷전으로 밀어내 왔다. 사그마이스터의 주장은 간단하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오래가는 디자인은 실용성뿐만 아니라 욕구와 의미를 창출한다.
예술, 데이터, AI, 그리고 영향력 측정
사그마이스터의 최근 프로젝트들은 장기적인 데이터 세트와 수공예적 감성을 융합하여, 인류의 진보에 관한 통계를 오래된 캔버스, 조각품, 일상용품에 담아내고 있다. 그는 이를 사실을 제시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본다. 일회용 인포그래픽과 달리, 집 안에 놓인 물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보고 재고해 보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의 기조 연설 “드디어, 좋은 무언가(Finally, Something Good)”는 10월 2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리는 헤럴드 디자인 라운지(구 헤럴드 디자인 포럼)의 개막을 알릴 예정이다. 이 제목은 그가 곧 파리에서 열 예정인 전시회의 제목을 반영한 것으로, 이 전시에서 그는 시각적 형태가 세계의 궤적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실험한다.
기술과 관련하여 사그마이스터는 방대한 데이터셋으로 훈련된 모델이 기본적으로 평균값을 따르기 때문에 AI가 동질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그는 명확하고 당당한 관점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AI를 이끈다면, AI가 독창성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는 뚜렷한 미적 감각을 가진 실무자와 그렇지 않은 실무자 간의 격차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의 위치를 방문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는 놀라운 자신감을 지적한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더 이상 서구 주요 도시들의 인정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러한 독립성은 특히 타이포그래피에서 두드러지는데, 한글의 의도적으로 설계된 구조 덕분에 창작자들은 글자 형태를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선택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술이나 디자인이 실제로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지 측정하는 데 관심이 있다. 파리에서 열린 그의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은 시작과 끝에서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라고 표시된 두 문 중 하나를 선택한다. 집계 결과는 다소 직설적인 지표이긴 하지만, 비교할 수 있는 수치를 제공한다. 그에게 있어 대략적인 수치는 영향력에 대한 모호한 주장보다 낫다.
핵심 메시지: 사그마이스터는 디자이너들이 단순한 실용성 이상의 목표를 추구하기를 원한다. 즉, 장인 정신과 명확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기존 가정에 도전하며, 때로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