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니스 파빌리온, ‘해방’의 현재적 의미를 묻다
국가관을 살아 숨 쉬는, 미완의 질문으로 재구성하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지아르디니에 위치한 한국관 전시는 큐레이터가 ‘변화하는 자유를 탐구하는 공간’이라 명명한 형태로 재구성되었다. 단정하게 정리된 국가적 선언 대신, 이 파빌리온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느껴진다. 붉은 튜브가 벽을 가로지르고 반투명한 천이 피부처럼 드리워져, 관람객을 기다림과 애도, 그리고 모임을 위한 공간들로 이끈다.
비엔날레의 국가별 전시 군집 한가운데 자리 잡은 이 프로젝트는 최근 한국의 정치적 격변에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큐레이터의 접근 방식은 민주주의를 완성된 성취가 아닌 끊임없이 협상되는 대상으로 다루며, 파열과 불확실성의 순간에 ‘해방’이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지 탐구하기 위해 파빌리온을 활용한다.
두 가지 설치 작품: 경로의 재개와 돌봄의 실천
이 전시는 대조적인 두 개의 위촉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최고은의 설치 작품은 계단, 기둥, 방들을 가로지르는 산업용 붉은 파이프를 통해 건물을 강제로 열어젖힌다. 작품 제목은 지도의 선과 동아시아 의학 사상에서 말하는 신체의 기혈 통로를 모두 암시한다. 오랫동안 숨겨진 시스템에 매료되어 온 작가는 단단한 인프라 자재를 사용하지만, 이를 구부려 막힌 흐름을 다시 열어젖히는 듯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로혜리의 작품은 더 차분하고 인간적인 규모를 취한다. 그녀의 작품은 ‘내다보기’, ‘살아가기’, ‘계획하기’, ‘애도하기’, ‘기다리기’, ‘치유하기’, ‘기억하기’, ‘나누기’와 같은 행위를 통해 관람객이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여덟 개의 스테이션으로 구성된다. 이 연작은 해방이 노골적인 정치적 행동만큼이나 돌봄, 인내, 상호 지원과 같은 일상적인 노동을 통해 유지된다는 점을 주장한다.
소설가 한강을 비롯한 여러 협력자들이 이 스테이션 중 몇 곳을 함께 기획했다. ‘장례식’이라는 제목의 한 작품은 제주 4·3 항쟁 및 학살(1947–1954)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며, 지면과 가까운 높이에 설치되어 관람객이 몸을 숙여야만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상실과 기억에 대한 신체적 반응을 이끌어낸다.
한국관은 단일한 선언문을 제시하기보다는, 방문객들이 자유를 능동적이고 집단적인 것으로 재고해 보도록 요청하는 일련의 경험과 제스처를 무대로 펼쳐낸다. 즉, 자유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재구성되어야 하는 돌봄, 순환, 기억의 기반 구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