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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만난 바젤리츠: 파편, 리믹스, 그리고 황금빛 작별

예상치 못한 추모전이 서울에서 열렸다

조르그 바젤리츠의 대규모 회고전이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불과 몇 달 만에 서울 도심의 세화미술관에서 개막했다. 바젤리츠와 협의하여 1년 넘게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46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그중 39점은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이 전시는 회고전이자 뜻밖의 작별 인사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지난 4월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해, 결국 그의 마지막 인터뷰가 된 내용을 녹음했다. 큐레이터들은 작가가 생전에 활동하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그 직후 작가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시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파편, 거꾸로 뒤집힌 이미지, 그리고 리믹스의 예술

이번 전시는 엄격한 연대기적 순서보다는 주제별로 구성되었다. 입구 중앙에는 1960년대 중반에 제작된 두 마리의 소가 그려진 캔버스가 걸려 있다. 동물 형상이 말 그대로 분할되고 뒤틀려 있는데, 이는 이미지를 잘라내어 재구성하던 바젤리츠의 초기 작업 방식을 떠올리게 하는 시각적 균열이다. 이러한 ‘파편화 회화(Fracture Paintings)’는 그의 유명한 거꾸로 된 캔버스 작품들보다 앞서 제작된 것으로, 한국과 독일에서 서로 다른 울림을 주는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

1969년부터 바젤리츠는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거꾸로 구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반전이 인식 가능한 대상에서 물감, 표면, 그리고 붓놀림으로 시선을 돌리게 했다고 말했다. 그 근처에는 그의 오랜 동반자인 엘케(Elke)의 초상화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표현되어 그녀의 이목구비가 종종 물감 층 속으로 녹아들곤 한다.

전시회의 한 큰 섹션은 바젤리츠의 ‘리믹스(Remix)’ 시리즈에 할애되어 있는데, 이 시리즈에서 그는 지난 수십 년간의 모티프를 더 자유로운 붓놀림과 밝은 색채로 재해석했다. 그의 ‘영웅(Hero)’ 연작에 등장했던 병사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데, 때로는 역사적 인물들의 불안한 여운을 간직하기도 하고, 다른 캔버스 작품들은 그가 존경했던 예술가들을 변주하기도 한다. 박물관이 모든 작품을 대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몇몇 ‘리믹스’ 작품들은 참조한 원작 없이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은 새로운 해석 뒤에 숨겨진 이전 버전을 상상하게 된다.

전시실에서 또 다른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는 독일의 상징인 독수리인데, 이는 시민적 상징성을 찬양하기보다는 오히려 뒤흔드는 방식으로 뒤집히거나 공중에서 떨어지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황금, 절제, 그리고 뒤늦은 성찰

전시회의 마지막 전시실은 가장 친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은은한 조명 아래, 일련의 ‘골드 페인팅(Gold Paintings)’과 후기 드로잉 작품들은 금박 바탕 위에 간결한 실루엣과 가늘고 흔들리는 선들을 보여준다. 이전 작품들이 두꺼운 임파스토 기법으로 쌓아 올린 것과 달리, 이 캔버스들은 절제되어 있으며, 그 효과는 노화와 상실에 대한 명상적인 대면으로 읽힌다.

“More Than That”이라는 제목의 복합 캔버스가 이 전시실의 중심을 이룬다. 고개를 숙인 한 인물은 작가와 그의 파트너를 결합한 모습으로, 색소의 줄무늬가 가로지르는 반짝이는 배경에 걸려 있다. 박물관에 따르면 바젤리츠의 아틀리에 측은 이 공간을 노골적인 추모의 장으로 꾸미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작품 자체만으로도 그 성찰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가 사망하기 직전에 촬영된 인터뷰 영상이 전시실 근처에서 상영되는데, 바젤리츠는 이 영상에서 검은색을 시각적 사고의 출발점으로, 금색을 일종의 결론으로 제시한다. 이번 회고전은 12월 27일에 막을 내리며, 그림이 어떻게 인식될 수 있는지에 대한 통념을 끊임없이 뒤흔들며 경력을 쌓아온 한 예술가의 60년에 걸친 여정을, 비록 모든 것을 아우르지는 못하더라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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