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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l Better: 장미와 전파가 만나다’ — 현실과 AI를 다룬 서울 공연

전시 현장 스냅샷

4월 30일부터 6월 13일까지 서울의 ‘포럼 앤 스페이스’에서 열린 《Fail Better》 전시는, 우리가 ‘실재’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탐구하기 위해 서로 매우 다른 두 가지 예술적 실천을 한자리에 모았다. 큐레이터 김윤경은 사무엘 베케트의 문구 “Fail better”에서 영감을 받아 이 제목을 선정했으며, 이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이 재편한 시대의 지각을 탐구했다.

이 전시는 AI를 단순한 도구로 삼기보다는, 기술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재현, 경험,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질문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두 가지 예술 실천, 하나의 대화

이수경은 조각, 설치, 회화,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장미, 왕관,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 같은 시각적 상징들을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녀의 작품 《달빛 왕관(Moonlight Crown)》은 달의 주기와 변화하는 날씨를 포함한 실시간 환경적 자극에 반응하므로, 작품의 모습은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수경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모티프를 통해, 상징적 대상들이 매체와 시간을 거치며 어떻게 형태를 바꾸는지 탐구한다.

반면 양아치는 표면상 비물질적인 기술 뒤에 숨겨진 물리적 시스템을 추적한다. 그의 작품들—《Ghost》, 《Cephalous Ghost》, 《Acephalous Ghost》 등—은 데이터 흐름, 감시 장치, 그리고 현대 기기의 기능을 유지하는 기타 인프라와 같은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와 메커니즘을 매핑한다. 최근 그는 전기나 전자 기기에 의존하지 않는, 이른바 ‘미디어 아트’를 추구하며, 인간 간의 연결과 매개가 더 원초적인 형태로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지 묻고 있다.

김은 이 두 작가의 조합을 의도적인 불일치에 대한 실험으로 규정했다. 알고리즘이 명확한 답을 약속하는 문화적 시점에서, 이 전시는 최종적인 해결책보다는 질문, 혼란, 그리고 불완전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서 예술의 가치를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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